화제의 스토리 작가 김칸비
2007년 2인조 '팀 겟네임'으로 데뷔해 작화를 맡았다. 처음 글·그림을 맡아 단독 연재한 웹툰 '죽은 마법사의 도시'(2011)가 큰 반향 없이 끝나면서 고민이 찾아왔고, 이후 스토리 작가로 참여한 '후레자식'(2014)이 흥행하면서 결심을 굳혔다. "내가 잘하는 것에 치중하기로 했다." 그가 중시하는 것은 효율성이다. "스토리는 대개 3~4일이면 나온다. 처음과 끝만 완성한다. 나머지는 연재하면서 채워나간다. 처음부터 너무 치밀하게 짜놓으면 망가진다." 주인공이 고립된 환경에서 처한 역경을 배경으로 삼는 것도 현실적인 이유다. '돼지우리'는 무인도에 갇힌 살인마, '스위트홈'은 오피스텔 건물에 갇힌 입주민들이 괴물화된 인간들과 싸우는 이야기다. "그림 작가의 노고가 최소화돼야 퀄리티가 높아진다. 그러자면 스토리의 스케일을 줄여야 한다. 규모보다 밀도가 중요하다." 그림 작가에게 넘기는 대본도 독특하다. "소설과 드라마 대본을 합친 형태로 써준다. 그림 작가도 스토리에 몰입해야 하니 소설식으로 쓰되,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대본 형식을 섞는다."
그의 주 종목이 스릴러이다 보니, 잔혹한 스토리로 인한 필화도 겪었다. 연쇄살인범 아버지를 둔 아들의 복수극 '후레자식'을 연재하던 2016년, 한 학부모에게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것이다. "예전엔 충격 효과를 위해 폭력을 직접 노출했다. 이제는 피가 튀지 않더라도 소름 돋게 하려 한다." 이를테면 '스위트홈'에서 눈이 없어 소리에만 민감한 괴물이 집 안을 맴도는 상황에서 화장실에 숨어 있던 주인공이 변기에 오줌을 누는 장면 같은 것이다.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은 이런 식일 것 같다. 심의에서 자유롭고 싶다."
한 달 수익 100만원이 안 되던 데뷔 초를 지나 어엿한 스타 작가가 됐으나 그의 목표는 여전히 현실적이다. "1위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부질없다. 내 위치에서 꾸준한 작가로 자리매김하는 게 중요하다."
June 19, 2020 at 03:00AM
https://ift.tt/3egY4hv
웹툰, 나는 손 대신 머리로 그린다 - 조선일보
https://ift.tt/2Ym2TPU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