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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ly 1, 2020

日 만화가 할리우드·OTT 러브콜 받는 이유 - IT조선

canggihyangada.blogspot.com
입력 2020.07.02 06:00

최근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 제작 요청이 쇄도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폭스21은 6월 중순 일본에서만 2100만부가 팔린 만화 ‘약속의 네버랜드'를 드라마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1월에는 넷플릭스가 만화 ‘원피스'를 자사 독점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인기 애니 ‘카우보이 비밥'도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최근 10년간 일본에서 제작한 만화·애니 소재의 실사 영화·드라마 제작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 이유로는 1980~1990년대 일본 만화를 즐겼던 소년·소녀가 현재 콘텐츠 주요 소비·제작 층으로 성장했다는 것과 그래픽 기술 발전에 따른 ‘특수효과(VFX) 기술 진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의 증가’ 등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사 버전 원피스 광고 영상 이미지 / 야후재팬
2017년작 영화 ‘공각기동대'를 만든 루퍼트 샌더스 감독은 국외 홍보영상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공각기동대 팬임을 대대적으로 밝혔다. 어린시절 즐겨 보던 애니를 영화화 한 것이다. 인기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든 워쇼스키 감독 역시 공각기동대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다수의 매체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영화 ‘공각기동대' 한장면 / 파라마운트픽처스
넷플릭스 독점 드라마 ‘원피스' 각본을 맡은 ‘매트 오웨스(Matt Owes)’도 SNS 등을 통해 만화 원피스가 자신의 인생작이라고 공개했다. 오웨스는 마블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실드' 각본 제작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일본 만화는 거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공략하기 좋은 소재다.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만화·애니·게임 콘텐츠를 선호하고, 실제 중국에서 만든 만화·웹툰·게임 중에는 일본향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일본 만화는 넷플릭스 등 OTT에서도 인기 소재로 평가받는다. 넷플릭스는 할리우드와 손잡고 일본 만화를 소재로 한 독점작을 다수 기획·제작 중이다. 넷플릭스는 좋은 이야기 소재라고 판단되는 작품에 직접 투자한다. 일본 만화·애니 작품이 좋은 스토리텔링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190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일반 만화·애니 소재 독점작이 미국 기성·마니아층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동남 아시아 시청자를 끌어들이기에 좋은 미끼로 사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일본 만화·애니 ‘카우보이 비밥', ‘원피스'를 독점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

배우 ‘존 초’ / IMDB
실사 드라마 카우보이 비밥은 2017년 인기 만화 ‘원피스’를 실사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미국 ‘투모로우스튜디오’와 넷플릭스가 공동 제작한다. 드라마는 모두 10화 분량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드라마 ‘카우보이 비밥' 주인공 스파이크 역에 한국계 미국 배우 ‘존 초(John Cho)’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은 건담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유명한 선라이즈가 1998년 선보인 하드보일드 SF작품이다. 총 26화 분량으로 만들어졌던 이 애니메이션은 2000년 일본 SF어워드인 성운상(星雲賞) 미디어부문 상을 받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원피스는 미국 영화사 ‘투마로우 스튜디오’가 제작을 담당한다. 원피스 판권을 가진 일본 슈에이샤도 드라마 제작에 협업한다. 만화 원작자인 ‘오다 에이이치로(尾田栄一郎)’는 프로듀서 자격으로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다. 원피스 드라마 제작 정보가 처음 공개된 시기는 2017년이다. 이후 별다른 진전없이 지금에 이르렀다. 할리우드 영화사 투마로우 스튜디오는 실사판 ‘카우보이 비밥' 제작사이기도 하다.

만화 원피스는 1997년 공개돼 지금도 연재가 진행되고 있는 인기작이다. 슈에이샤에 따르면 원피스 만화는 글로벌 4억6000만부가 판매됐다. TV애니메이션은 1999년부터 방영됐으며, 극장 애니메이션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14개 작품이 상영됐다.

그래픽과 VFX 기술 진화도 일본 만화의 영화·드라마화를 부추기고 있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전에는 실사 영화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됐던 만화 연출이 최근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지고 있다"며 "영화 특수효과(VFX)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화 소재 영화가 늘면서 VFX업계 업무도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피터 잭슨 감독이 이끄는 VFX스튜디오 웨타(WETA)디지털은 10년전과 비교해 3~4배 작품 제작 수가 증가했다. 웨타는 마블 어벤져스, 아이언맨, 데드풀 등의 영화에서 VFX 제작 파트를 담당한 바 있다.

스타워즈 아버지라 평가받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VFX제작사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 매직은 일본 대표 캐릭터 ‘건담'이 등장하는 영화 ‘레디 플러이어원'과 마블 만화 소재 작품 ‘닥터 스트레인지'와 ‘캡틴 마블' VFX를 담당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속 건담 / 유튜브
일본 VFX업계도 만화 소재 영화 제작 수가 증가 추세다. 일본 VFX 제작사 ‘시로구미'는 최근 영화 ‘킹덤'과 ‘블리치'를, 옴니버스재팬은 ‘우주형제'와 ‘바람의 검심'을, 픽처엘리멘트는 ‘강철의 연금술사'와 ‘아르키메데스 대전' 등의 만화 작품을 실사 영화로 제작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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