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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3, 2020

[웹툰 인기 작가 3人 인터뷰] 스토리·그림 스타일…고민 또 고민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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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이미테이션’ 박경란 작가

정통 순정의 힘…출판 만화 → 웹툰 ‘변신 大성공’


373만4000명.

박경란 작가의 웹툰 ‘이미테이션’을 구독하는 카카오페이지 회원 수(8월 말 기준)다. 수천 편에 달하는 카카오페이지 웹툰 중에서도 단연 최상위권이다. 다른 유명 웹툰과 비교하면 그 인기를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최근 드라마로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태원 클라쓰(약 227만명)’를 훌쩍 넘어선다.

박 작가가 처음부터 ‘스타 만화가’였던 것은 아니다. 2007년 학산문화사 통합공모전 순정 부문 우수작을 수상하며 데뷔했지만 그 이후 뚜렷하게 이목을 끌지는 못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한 ‘맥스(M.A.X)’라는 단행본 4권짜리 순정 만화에 그림 작가로 참여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웹툰 데뷔작 이미테이션으로 운명이 180도 달라졌다. 출판 만화로 탄탄히 다져진 내공과 이른바 ‘정통 순정 만화 그림체’에 웹툰 독자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정말 우연하게 국가에서 지원하는 웹툰 사업에 참가하게 됐고 그게 이미테이션의 시작이었습니다. 출판 만화 때와는 차원이 다른 뜨거운 반응에 지금까지도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이미테이션은 인기 아이돌 스타 ‘라리마’와 닮았다는 이유 하나로 간신히 연예계에 발을 걸치고 있던 ‘짝퉁 스타’ 마하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 ‘진짜 스타’로 거듭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드라마. 박 작가가 가장 자신 있는 순정 만화로 정면승부를 본 것이 제대로 먹혔다는 평가다.

이미테이션은 2014년 연재를 시작해 지난 4월 스페셜편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장장 6년간 여정 중에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에게 힘을 북돋아준 것은 역시 독자들이다.

“작품과 독자가 세월을 함께 보낸 흔적을 발견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초등학생 때 봤는데 지금은 중학생이에요’ 라든가 ‘어느덧 벌써 직장인이네요’ 같은 댓글이죠. 긴 시간 꾸준히 재밌게 제 웹툰을 봐주셨다는 얘기잖아요.”

웹툰 ‘더 복서’ 정지훈 작가

밀도 높은 그림체와 치밀한 심리묘사 일품


프로 웹툰 작가 2000명 시대. 많아 보이지만 프로를 꿈꾸는 아마추어 창작자 수가 64만명이 넘는다고 하니 프로 웹툰 작가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네이버웹툰에 ‘더 복서’를 연재 중인 정지훈 작가는 일찌감치 길을 정하고 애니메이션고 만화창작과에 진학해 꿈을 이룬 경우다.

“어렸을 때는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어서 단순히 화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만화에 푹 빠졌고 어느 순간 이런 재밌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만화가를 꿈꾸기 시작했어요. 애니메이션고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실력을 키웠고, 졸업작품으로 그린 단편 만화(너에게 하고 싶은 말)를 인터넷 만화 커뮤니티에 올린 것을 계기로 데뷔하게 됐습니다.”

정지훈 작가가 지난해 12월부터 연재 중인 더 복서는 복싱이라는 한물간(?)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재 초반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인기순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빠른 전개와 치밀한 심리묘사, 오랜 습작으로 다져진 밀도 높은 디테일한 그림체가 스포츠 장르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천재 복서의 고민과 성장기를 생생한 작화로 풀어낸 이 작품은 치바 데츠야의 전설적인 복싱 만화 ‘내일의 죠(국내명 도전자 허리케인)’를 떠올리게 한다.

스포츠를 소재로 하고는 있지만, 정 작가가 하고 싶은 것은 ‘인간 대 인간의 이야기’다.

“복싱은 두 사람이 링 위에 서기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최후의 순간 링 위에서 살아온 모든 것을 서로에게 쏟아내는 일대일 승부라는 것이 큰 감동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인공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심리묘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장편 연재를 시작하면서 그는 웹툰이라는 장르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머릿속에 떠오른 장면과 이야기를 어떻게 잘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회차별로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고, 웹툰의 특성상 스크롤 형식에 맞는 세로 연출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움직일 수 있는 만화의 본질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재 초반이지만 벌써부터 영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스포츠라는 장르가 주는 역동성에 더해 화려한 펀치 뒤에 숨겨진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매력적인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자신의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 게임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작가 입장에서 아주 반가운 일입니다. 직접 작업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원작인 제 만화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죠.”

웹툰 ‘취향저격 그녀’ 로즈옹 작가

‘웹툰 OST’ 열풍 주역…로맨스 웹툰 ‘대형 신인’


영화, 드라마를 넘어 최근에는 웹툰에도 OST 열풍이 불어닥쳤다. 웹툰 스토리와 대사, 일러스트를 활용해 음원을 발표하는 가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웹툰 OST’의 대표주자는 다음웹툰에서 ‘취향저격 그녀’를 연재 중인 ‘로즈옹’ 작가다. 참여 가수 면면만 살펴보면 지상파 대작 드라마 라인업이 부럽지 않다. 아이돌 B1A4 멤버 산들을 비롯해 그레이, 규현, 카더가든, 몬스타엑스 등이다.

로즈옹 작가는 웹툰 업계에서 ‘천재 작가’로 분류된다. 출발은 상대적으로 늦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생애 처음으로 우연히 웹툰 공모전에 도전했다 실패를 맛봤다. 그길로 웹툰 공부를 시작해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아마추어 웹툰 작가로 연재를 시작했다. 그게 ‘취향저격 그녀’다.

“예전에는 막연히 웹툰 작가가 되는 꿈만 꿨었는데, 돌이켜보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로즈옹 작가 덕에 웹툰 작가의 꿈이 확실해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너무 행복합니다.”

‘취향저격 그녀’는 대학 입학 첫날, 첫눈에 반한 선배와의 로맨스를 기대하는 주인공 ‘해닮’과 타인의 시선을 피해 비밀리에 ‘얼스’라는 이름의 뷰티 유튜버로 활동 중인 ‘찬열’의 비밀스러운 동거 라이프를 그린 웹툰이다. 누적 조회 수는 2억뷰를 돌파했고 현재까지도 9.9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고평가에도 불구하고 로즈옹 작가는 여전히 배고프다. 아직 ‘취향저격 그녀’를 연재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차기작 구상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이다.

“취향저격 그녀는 작품성보다는 재미라는 요소에 좀 더 치중한 작품이라고 봐요. 20대 초반 주인공 성장물을 다루다 보니 클리셰적 요소도 많고 보다 폭넓은 공감대 형성에 있어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런 점을 보완해 전혀 결이 다른, 신선한 로맨스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4호 (2020.09.02~09.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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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4, 2020 at 07:1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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